무신사가 AI에 투자하는 이유와 적용 범위
무신사가 AI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배경에는 패션 소비의 특성이 있다. 소비자는 필요할 때보다 사고 싶은 마음이 들 때 플랫폼을 찾고, 트렌드는 빠르게 변하며 신상품은 계속 늘어난다.

무신사는 상품 등록과 취향 기반 발견, 트렌드 대응을 AI로 지원하고 있다.
적용 사례는 다음과 같다.
- 모델에게 옷을 입히거나 스타일을 바꾼 착장 이미지를 AI로 생성한다.
- 입점 상품의 카테고리, 색상, 소재를 AI가 자동으로 추론한다.
- 29CM의 AI 챗 에이전트는 전체 고객 문의의 약 25%를 처리한다.
운영전략 조직은 고객과 파트너 경험 개선, 운영 효율화 과제를 기획·실행하며 개발팀과 협업해 AI 전환 과제를 이끌고 있다.
현업 주도 AX와 성과 검증 방식
무신사의 AX는 엔지니어가 완성한 도구를 현업에 전달하는 방식과 다르다. 각 현업팀이 개선할 업무를 직접 발의하고, 코어 AI팀은 지식과 노하우를 전달하며 테스트와 개선을 지원한다.

예를 들어 자료를 내려받아 엑셀에 붙이고 메일로 보내는 반복 업무는 주당 270맨아워를 3맨아워로 줄이는 식으로 정량적 목표를 세운다.
현업이 여러 차례 시험하고 개선하는 동안 코어 AI팀은 도구 선택과 연결 방식 등을 조언하고, 목표 수치가 나올 때까지 컨설팅한다.
29CM의 AI 챗 에이전트는 외주 개발에서 자체 개발로 전략을 바꿔 진행했다. 길기용 디렉터가 전한 비교 수치에 따르면, 비용은 외주 방식의 3분의 1 수준, 개발 기간은 다른 기업의 유사 프로젝트와 비교해 약 4분의 1 수준이었다.
이는 무신사가 객관적으로 검증한 결과로 단정하기보다 해당 디렉터의 설명으로 봐야 한다.
성과는 기간과 예산을 먼저 고정한 뒤 요구사항의 우선순위를 정해 검증한다. 도입 후에는 실제 비용, AI 처리 문의 비중, 목표 달성 수준을 매달 추적하고, 예상과 차이가 나면 처리 범위와 상담 업무 동선을 다시 점검한다.
AI 확산을 뒷받침하는 리더십과 조직 문화
무신사의 AI 확산은 경영진의 일방적인 과제 지시보다 리더의 선행 실험에서 출발한다. C레벨 경영진을 비롯한 여러 리더가 먼저 AI를 사용하고 결과를 공유하면서 현업의 자발적인 실험을 이끌고 있다.

구성원이 충분히 시도할 수 있도록 상당한 규모의 토큰도 지원한다. 다만 각 리더는 모니터링 도구로 팀원의 사용량을 점검하며, 비용과 성과를 함께 살핀다. AI로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는 일을 기존 방식으로 진행하는 경우도 점검 대상이다.
실패를 단순한 비용 낭비로 보지 않는 점도 특징이다.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면 무엇을 배웠고 다음에는 무엇을 바꿀지 돌아본다. 분기별 ‘무신사 어워드’는 메일 요약 봇이나 뉴스 큐레이션 도구처럼 일상적인 AI 개선 사례도 인정한다.
리더십의 관점은 서로 다르다. 김대호 디렉터는 목표만 분명하면 실행 방식을 맡기는 ‘자율성 기반 리더십’을 지향한다. 길기용 디렉터는 신기술 도입에 신중한 편이지만, 무신사에서 AI 전도사들의 성과를 지켜보며 생각을 바꿨다.
현재는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고 숫자와 프로세스, 표준업무절차를 중시한다.
무신사가 말하는 AI 인재와 다음 단계
무신사가 말하는 AI 인재는 AI 자체를 능숙하게 다루는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두 디렉터는 문제를 제대로 정의하고 본질적인 원인을 찾은 뒤, 해결 여부를 판단할 지표를 세우는 역량을 중요하게 본다.
김대호 디렉터는 원하는 결과를 AI에 뾰족하고 명확하게 전달해야 하며, 끊임없이 ‘왜’라고 묻는 훈련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AI 네이티브 개발자 채용에서도 알고리즘 숙련도보다 현실의 문제 정의와 본질 파악을 중점적으로 평가했다.
무신사의 다음 단계는 특정 AI 전문가가 아니라 전 직원이 각자의 문제를 AI로 해결하고 그 경험을 조직의 자산으로 축적하는 것이다. 다만 테크 조직만 주도하는 AI에는 한계가 있어, 각 조직이 자기 영역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AI를 다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