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학교폭력 피해와 신종 유행 ‘야차’

올해 교육부가 실시한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학폭 피해를 봤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의 2.9%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25일 서울 송파구 아주초등학교(교장 이정우)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 없는 사랑의 학교 1000일 기념 다정다감 등굣길 캠페인'에서 학교폭력 예방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등교하는 학우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6.08.25. kmn@newsis.com

특히 신체 폭력과 집단 따돌림이 지난해보다 소폭 상승했는데,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 무분별하게 퍼지고 있는 신종 유행인 ‘야차’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야차’는 보호 장비 없이 맨몸으로, 다쳐도 서로 신고하지 않겠다는 합의 아래 싸우는 신종 학교폭력 유형입니다. 시작은 유튜브 채널의 성인 격투 콘텐츠로 알려졌으나, 어느새 학급까지 파고들어 유행처럼 번지고 있습니다.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는 룰 없이 항복할 때까지 치고받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싸움은 유튜브와 SNS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돈벌이 수단으로 변질되어 싸움을 더욱 부추기고 있습니다. 영상을 업로드하여 금전적 이익을 얻거나 팔로워 및 구독자 수를 늘린 뒤 계정 자체를 판매하는 행위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 영상들이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등에서 거래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결국 ‘야차’ 유행은 약한 학생조차 거절하지 못하고 억지로 싸워야 하는 폭력의 악순환을 낳고 있습니다. 또래 동조 현상이 강한 청소년들이 또래나 선배의 행동을 쉽게 모방하고, 주변에서 싸움의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초등학생 피해 급증과 음성적 사이버 폭력의 양상

경기도 내 초등학생들의 학교폭력 피해 경험은 매년 상승하는 추세로 확인되었습니다.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3.5%였던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은 2023년과 2024년 3.9%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4.6%로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학교폭력 추방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이어 경기도교육청이 발표한 2026년 1차 조사에서는 5.3%를 기록하여 중학생(2.2%)과 고등학생(0.8%)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비율을 나타냈습니다.

반면 전체 학교폭력대책위원회 심의 건수 중 초등학교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30.2%, 2024년 26.3%, 2025년 26.0%로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습니다. 피해 경험은 늘어나지만 심의로 이어지는 경우는 줄어든 셈입니다.

현장에서는 신체적 폭력 대신 디스코드나 인스타그램 그룹 통화 등 메신저를 통한 언어폭력과 사이버 폭력이 늘어난 점이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전문가들은 초등학생들이 온라인상 비속어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이를 학교폭력으로 느끼는 경향이 크다고 진단합니다.


정부의 대응 및 교육계가 제안하는 예방·관계 회복 중심 대책

교육부와 경찰은 신종 학교 폭력 유형으로 확인된 ‘야차’와 관련해 경보를 발령했습니다. 당사자 간의 합의 여부와 무관하게 폭력과 싸움을 강요하거나 해당 영상을 유포하는 행위는 모두 엄중한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서울=뉴시스] 학교폭력 피해를 경험했다고 응답한 학생 비율이 2.9%로 6년 연속 상승했다. 초등학생 피해 응답률은 5.7%까지 높아졌다. 반면 가해 응답률은 0.8%로 지난해 1.1%보다 0.3%p 감소했다. 학교폭력 목격 응답률은 6.7%로 피해·가해·목격 응답에서 서로 다른 흐름이 나타났다. 교육부는 피해학생과 가해학생 사이의 학폭에 대한 인식 차이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보고 있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

아울러 온라인에 유포된 영상에 대해서는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입니다.

한편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증가하는 흐름 속에서 교육계는 처벌과 사법 절차 중심의 대응에서 벗어나 예방과 관계 회복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모든 학생 간 갈등을 곧바로 학폭 처리 과정으로 밀어 넣는 방식 지양
  • 초기 갈등 단계에서의 실질적 예방교육과 교육적 해결 강화
  • 피해학생 보호와 상담·치유·관계 회복을 지원하는 공적 대응체계 구축
  • 학교폭력의 범위를 교육활동 중 학생 간 발생한 사안으로 조정하고 학교 밖 사안은 별도 공적 체계가 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