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이 추석을 앞두고 전국 동네 슈퍼 4000여 곳에 ‘더착한계란’을 2판 9990원에 공급하면서, 지원으로 낮아진 가격이 기존 유통업자들에게 불리한 인식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계란산업협회는 기존 유통업자들이 정상적인 가격으로 납품하기 어려워지고 계란을 비싸게 공급해온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소진공은 이번 사업이 기존 유통시장을 대체하려는 상시 정책이 아니라 12만 판을 공급하는 1회성 상생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더착한계란’ 사업 구조와 지원 내용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의 장바구니 부담을 낮추고 동네 슈퍼의 고객 유치를 돕기 위해 하나금융그룹·소상공인연합회와 ‘더착한계란’ 사업을 진행했다. 전국 동네 슈퍼 4000여 곳에 12만 판을 공급하며, 소비자는 계란 2판(60개)을 9990원에 살 수 있다. 이는 2판의 평균 소비자가격 1만4664원보다 30% 이상 저렴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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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판매가격은 유통 단계를 줄인 데 더해 하나금융그룹이 계란 세척·검란·선별 작업비와 전국 물류비 등을 지원하는 구조로 마련됐다. 소진공은 가격 표시와 공정거래 운영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소상공인연합회는 중소슈퍼마켓 유통망을 통한 입점과 판매를 지원했다.

기존 유통업자가 반발한 가격·유통 구조

한국계란산업협회는 전국 3100여 명의 계란수집판매업자 등 계란 유통 종사자들이 모인 단체다. 산란계 농가에서 계란을 받아 선별·포장업체나 슈퍼마켓·식자재마트 등 소매 유통망에 공급하며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유통을 주로 담당한다.

정부, 계란값 인하 압박에 유통업체들 반발

강종성 협회장은 계란 한 판에 들어오는 가격이 6500원이고 판매 단가는 대략 7000원이라며, 500원가량을 이익으로 남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수치를 근거로 기존 유통업자들이 ‘폭리’를 취하는 사람처럼 인식되는 것이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또 식자재마트의 계란 할인 때도 부담이 납품 유통업자에게 돌아갔다며, 이번 저가 계란 공급으로 정상 가격에 납품하는 유통업자가 소비자에게 비싸게 파는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계란 유통 구조가 달라졌다는 자료도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계란의 95.6%는 식용란수집판매업체를 통해 선별·포장돼 유통됐다. 2024년에는 농장에서 도매단계로 출하된 계란이 전체의 81.7%, 농장에서 소매단계로 직접 출하된 비중이 18% 수준이었다. 협회는 일부 식자재마트가 계란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하고 납품업체에 원가 이하 공급을 요구하는 사례가 있었다고 주장해왔다.

소진공의 공식 입장과 한시적 사업의 한계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더착한계란’이 기존 계란 유통시장을 대체하는 상시 정책이 아니라, 추석을 앞두고 소비자의 물가 부담과 동네슈퍼의 경영 부담을 낮추기 위해 민간과 함께 마련한 한시적 상생사업이라고 설명했다. 계란 12만 판을 공급하는 1회성 사업으로, 현재 추가 시행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소비자들이 계란 매대 앞에서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롯데마트]

소진공은 사업 물량이 전체 시장의 1% 수준이고 1주일 안에 소진되는 규모여서 시장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번 사업은 명절 전 동네슈퍼를 통한 일시적인 할인 행사라는 설명이다.

헤럴드경제는 ‘착한계란’ 가격에 하나금융의 세척·검란·선별 작업비와 물류비 지원이 전제돼 있다고 분석했다.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같은 가격으로 상시 공급하려면 생산·선별·물류·소매 각 단계의 비용을 어떻게 분담할지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조건부 분석이다.